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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사진 속 아이 사제가 되어 돌아왔다.


소록도 사진 속 아이 사제가 되어 돌아왔다.



‘수탄장’(愁嘆場), 소록도의 한센병(나병)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서로 어루만지지도 못한 채 거리를 두고 바라봐야 했던 면회 장소다. 갱생원 직원들과 한센인들이 생활하는 보육소를 가르는 도로 양옆으로 갈라선 채, 한센인과 그 자녀들이 눈으로만 서로를 보듬던 그 슬픈 장면을 목격한 이들이 ‘탄식의 장소’라는 의미로 부른 이름이다.


대전교구 대산본당(주임 김홍식 신부) 주일학교는 8월 11일 특별한 신앙 순례를 나섰다. 주일학교 학생 24명, 학부모 10여 명과 수도자, 신학생들은 주임 김홍식 신부와 함께 소록도를 찾았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집, 보육소들과 성당 가는 길, 1번지 성당, 선착장, 중앙공원, 2번지 성당에서의 미사, 그리고 ‘수탄장’까지. 이번 순례는 전적으로 학생들과 부모들이 원해서 이뤄진 것이다.




- 한센인과 그 자녀들이 가슴 아픈 면회를 했던 소록도 ‘수탄장’. -


이날 순례가 특별한 것은 본당 주임 김홍식 신부가 바로 이곳 소록도 출신이라는 것 때문이다. 김 신부는 4살 어릴 적 부모와 헤어져 관사 보육소에서 생활했다. 자신이 살던 곳이었기에 소록도 곳곳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김 신부가 소록도를 떠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53년 전, 사제가 되어 처음으로 자신이 사목하는 본당 주일학교 학생들과 함께 소록도를 찾았다. 김 신부는 ‘수탄장’ 면회 사진 속의 아이였다. 엄마, 아빠의 손길을 그리면서도 미처 다가서지 못했던 수탄장 그 면회의 자리에, 이제는 사제가 되어 다시 섰다.


이날 순례에 참가한 주일학교 학생들은 서로 만질 수도 없고, 먹고 싶어 하는 것을 나눌 수도 없던, 그저 멀찍이 떨어져 소리로만 안타까움을 달래던 그 옛날의 가슴 아픈 면회 장면을 재연했다. 2번지 성당에서 파견미사를 봉헌하면서, 모든 참가자들은 가슴 속 깊은 곳에 무언지 모를 안타까움과 함께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 사랑의 각오를 다졌다. 김 신부는 “이번 순례를 통해 아이들이 고통 받는 이웃들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다질 수 있는 자리가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기사원본(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298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