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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현지 나눔 행사 속 감동 사연

소록도에 사는 건강한 영혼들 위로자에 힘을 주다…

한기총 현지 나눔 행사 속 감동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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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는 은혜의 섬이었다.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는 위로의 공동체가 그곳에 있었다. 31일 전남 고흥군 도양읍 국립소록도병원 2층 환자실. 한센병 중증 환자인 유인석(83) 할아버지는 천장을 응시한 채 누워 있었다. 머리칼은 모두 빠져 있었고 검은 눈동자는 보이지 않았다. 입술도 뒤틀려 있었지만 다행히 말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71년 전 소록도에 들어왔다고 했다.

잠시 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일행이 그가 누운 침대로 다가오자 유 노인은 힘겹게 일어나 앉았다. 길 목사가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했고 기도했다. 길 목사의 기도가 끝나자마자 이번엔 유 할아버지가 “목사님들을 위해 기도해도 됩니까”라고 물었다.

“주님, 여기 목사님들이 오셨습니다. 모세와 바울, 베드로처럼 능력의 사역자가 되게 해주시옵소서. 하나님 영광을 위해 섬기는 지도자가 되게 하소서.”

기도하는 할아버지의 입술은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기도 소리는 명료했고 거침이 없었다. 병상 옆에 서 있던 길 목사와 이광선 전 대표회장 등 한기총 소속 목회자들은 자신들이 병약한 노인의 기도를 받게 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한 듯했다.

목회자들은 어느덧 할아버지의 기도에 빨려 들어갔다. 기도는 3∼4분가량 이어졌다. 유 할아버지는 나라와 민족 복음화, 국가 위정자와 세계 선교를 향해 중보했다. 내공이 있는 기도였다.

기도를 마치자 목회자들은 할아버지의 손을 다시 잡았고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환자들에게 힘을 주러 왔다가 도리어 힘을 얻은 격이었다. 이 목사는 유 할아버지 옆에서 자리를 뜨지 못한 채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도 했다.

소록도병원 오동찬(43) 의료부장은 “많은 사람들이 소록도 사람들을 위로하러 찾아오지만 오히려 힘을 얻고 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곳 주민들의 신앙의 뿌리는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앞서 소록도중앙교회(김선호 목사)에서 열린 수요삼일예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150여명의 주민들은 예배를 마치고 나가는 한기총 소속 목회자 65명 등 외부 손님들을 살갑게 맞았다. 이들은 최근 한기총이 겪었던 내홍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신자들의 인사말은 유사했다. “예수 믿으시지요? 힘을 냅시다.”

17살 때 소록도에 왔다는 장인심(76) 권사도 기자에게 다가와 반가움을 표시했다. 고운 얼굴이었다. 교회당이 예쁘다고 했더니 몇 십 년간 자신들이 직접 흙을 나르고 지은 것이라며 손을 보여 줬다. 일그러진 손가락이었지만 자부심이 묻어났다. 장 권사는 기자를 향해 “밝게 사셔요. 예수가 힘입니다”라고 했다.

이날 소록도 방문은 한기총이 매년 진행하는 지역사회 나눔 행사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길 대표회장은 국립소록도병원 박형철(51) 원장과 만나 “한기총은 소록도 주민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총은 이날 소록도중앙교회와 병원에 우산과 수건 880세트를 전달했다.

 

 

소록도(고흥)=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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