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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이 소록도 아픈 역사 만들었지만 그래도 힘들땐 도와야죠”

“日이 소록도 아픈 역사 만들었지만 그래도 힘들땐 도와야죠”

한센인 600여명 지진피해 성금 748만원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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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센인들이 지난 20일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리 국립소록도병원 ‘사랑의 집’에서 동일본 대지진 피해 모금함에 성금을 집어넣고 있다. 국립소록도병원 제공

“소록도가 일제강점기 때 한센인을 강제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번 지진 피해를 가만히 보고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명호(60) 국립소록도병원 원생 대표는 29일 한센인들이 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일본인들을 위한 모금운동을 전개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픈 역사를 만들어낸 당사국이지만 과거의 잘못이 밉지 현재의 모습을 미워할 수 없다는 뜻이다.

김씨는 “소록도는 일제강점기에 한센인들이 강제로 수용돼 강제노역과 가혹행위를 당한 아픈 역사의 현장”이라면서도 “일본이 지진 피해로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모금활동을 전개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재해로 인해 희생되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조속한 복구를 기원한다”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소록도병원측은 원생 자치회를 중심으로 600여명의 한센인들이 지난 17일부터 10여일 동안 자발적으로 일본 지진 피해 모금운동을 벌여 모두 747만5000원을 모았다고 29일 밝혔다.

병원 측은 조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한센인권변호단을 통해 조만간 성금을 일본 후생노동성에 기탁할 예정이다. 특히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인 한센인들은 평소 가족들을 위해 조금씩 모아놓은 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소록도병원 한센인들이 국내 재해 사고에 대해 모금 운동을 벌인 적은 있으나 국외 재난 모금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형철 소록도병원 원장은 “한센인들이 과거의 아픔을 잊고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이웃나라인 일본의 어려움을 적극 돕기 위해 나선 것”이라며 모금 취지를 설명했다.

김창식(58) 소록도병원 중앙리 이장은 “병원 내 각 마을 이장 7명이 이달 중순 모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일본 지진 피해 성금을 모아보자는 의견이 나와 모금 운동에 나서게 됐다”면서 “한센인들이 알뜰하게 모은 돈을 쾌척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정말 놀라웠다”고 말했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1032901072727034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