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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간호사들의 20년 한센인 간호일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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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간호일기 (고흥=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들이 한센인의 삶과 애환을 기록한 일기를 책으로 만들어 펴낼 예정이다.

소록도병원 간호조무사회, 한센인 이야기 담은 '사슴섬 간호일기' 출간

(고흥=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소록도에서 한센인들과 더불어 살고 있는 간호조무사들이 한센인의 삶과 애환을 기록한 일기를 공개하기로 해 화제다.

'사슴섬 간호일기'라는 제목으로 출간되는 10권의 책에는 1993년부터 한센인들과 살아가고 있는 국립소록도병원 간호조무사들의 생생한 경험담이 일기 형식으로 기록돼 있다.

이들 조무사들은 편견과 차별 속에서 침묵하며 살아온 한센인들의 고달픈 삶과 애환, 그리고 그들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온 자신들의 이야기를 1993년부터 기록해 왔고 이를 정리해 세상에 내놓았다.

생이별한 어린 자식에 대한 그리움으로 몸부림치는 모정,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었던 어머니의 절절한 이야기는 한센병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지함이 이들에게 '특별한 삶'을 강요했음을 깨닫게 한다.

한센병에 걸려 집에서 쫓겨나 동냥을 하며 살아야 했던 어린 소녀와 '문둥이'라는 손가락질을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했던 젊은이의 호소를 통해 한센인에게 채워진 족쇄가 감당하기 힘든 무게였다고 이들은 적고 있다.

또 소록도를 떠났지만 여전히 소록도를 그리워하는 선배 조무사들의 후배들을 향한 따뜻한 조언, 한센인들의 손과 발이 돼준 자원봉사자들의 사연도 진솔하게 담겨있다.

김강희 조무사는 11살 어린 나이에 한센병 진단을 받아 가족과 떨어져 70여년의 세월을 소록도에서 홀로 살아온 김모(81) 할머니의 사연을 대신 전했다.

1940년 겨울, 소록도행 배에 몸을 실은 김 할머니는 당시 항구까지 따라온 친할머니가 "병이 나아서 집에 돌아오라"며 등을 토닥토닥 어루만져주던 마지막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박미연 조무사는 "소록도에서 근무를 시작하자 주위 분들로부터 걱정스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3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가진 것에 부러움과 욕심을 내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사소한 것에도 고마움을 느끼는 내가 되고 싶다"고 털어놨다.

한센인을 위해 일하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1970년대말, 3천여명의 소록도 한센인들에게 26명의 간호조무사들은 '빛과 소금'이었다.

1978년 간호조무사 양성소가 설립되고 매년 30명의 간호조무사가 국비로 양성되면서 현재 소록도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는 66명까지 증가했다. 이들은 고령에다 중증장애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한센인들의 목욕, 식사, 용변까지 도우며 한센인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있다.

소록도 간호조무사회 고은아 회장은 "한센인에 대한 그릇된 편견이 그들의 삶에 어떻게 투영됐는지 알리고, 다시는 편견과 차별로 고통받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1/05/03/0200000000AKR20110503180700054.HTML